계엄사령관 이희성 사망…조사위 “사죄 기회 있었는데 아쉽다”

입력 2022-06-10 23:18
1988년 5·18 광주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는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 국민일보DB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신군부 중요 인물 5인’에 속하는 이희성 전 사령관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 등에 따르면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이 지난 6일 숨졌다. 향년 98세.

이 전 사령관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8일 발인 후 고성군 선영에 묻혔다.

그는 경남 고성에서 1924년 출생했고 1949년 육사(8기)를 졸업했다. 국방부 기획국장, 육군 제1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중앙정보부 부장서리를 지냈다.

1979년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직할 때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과 함께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이어 5·18 학살을 주도한 핵심 5인으로 꼽힌다.

5·18 이후에도 교통부장관과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등을 지냈고 1997년 김영삼정부 당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5·18조사위 대면 조사에서 5·18 유혈 진압 책임을 부인하며 “내가 다 했다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d 전 사령관의 사망으로 신군부 핵심 5인(전두환, 노태우, 이희성, 황영시, 정호용) 중 생존 인물은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만 남았다.

5·18조사위는 “이 전 사령관의 사망을 애석하게 여기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지난 42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조사에서 ‘모두 다 내가 한 것은 아니다’라는 언급만 남긴 채 사망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5·18조사위는 “5·18 관련 중요인물과 관련자들이 국민 통합과 화해를 위해 역사 앞에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