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빌딩 방화’ 분향소 눈물바다…한동훈 “반문명적 테러”

입력 2022-06-10 19:59 수정 2022-06-10 20:09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희생자 6명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법조계 관계자들은 10일 묵념을 하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이날 오후 6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희생자 6명의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우리는 어제 여섯 분의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 회장은 “이번 참사를 한낱 무뢰한의 무자비한 방화 범죄로 취급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률사무소 종사자가 안전하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반드시 성취해 다시는 안타까운 희생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로서 정당한 업무 활동에 대한 악질적인 업무방해는 사회 정의에 대한 도전이며 법치 사회에서 결코 허용돼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회 관계자가 “직원들의 성실하신 그 모습을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조문객들이 흐느끼기도 했다. 추도식 중간마다 분향소 밖에서는 통곡 소리가 들렸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은 법질서를 훼손한 반문명적 테러”라며 “법무행정을 담당하는 법무장관으로서 큰 충격과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느끼고 있을 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고 피해자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로 동료들을 잃은 최재천 사무장은 한 장관을 만나 “사무소 식구들 여섯 명을 하루 아침에 잃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10일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조문을 마친 후 “가해자가 죽어버린 너무 황당한 사건이라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피해자들 구제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무고한 피해를 일으키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 여러 분야에서 같이 지혜를 모으고 연구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환 대구지검장은 조문을 마친 후 “사건의 진상이 정확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상적 변론 활동이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잘 살펴보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찬돈 대구고법원장은 “재판과 관련해 이런 일이 생겨 황망하기 짝이 없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계기로 좀 더 보안 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야 되는 때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민사소송 패소에 불만을 가진 A씨는 전날 오전 10시55분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인근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빌딩 2층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에 고의로 불을 질렀다.

A씨는 소송에서 승소한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 관련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재판 출석으로 사무실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화 사건으로 A씨, 변호사 사무실 직원 5명, 사무실에 있었던 또 다른 변호사 1명 등 7명이 숨지고 50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