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주축이 된 의원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출범 전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물론 친윤 세력의 좌장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공개적으로 출범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들레가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친윤계의 사조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민들레 소속 인사들은 “여당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조직이 아니다”고 적극 반박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5일로 예정된 민들레 출범을 전후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들레 모임에 대해 “당과 정부, 대통령실 간 연결 기능을 누가 부여했나”라며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공조직이 (이미) 구성돼 있는데, 그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조직이 있다면 그건 사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 경선과 이후 과정에서도 (계파 다툼이)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됐다. 줄을 잘 서시는 분들이 당의 체계를 무너뜨리려 하다 결국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친윤 세력이 주도하는 민들레가 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칫 잘못하면 오해 받을 수 있으니 (민들레 측에) 발족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 등과 통화했다며 “공식적인 당·정 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국민이 오해할 수 있는 의원 모임(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칫하면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 원내대표가 친윤계 주축 모임 결성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을 놓고 윤핵관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들레 측은 당내 우려를 ‘오해’라 규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친윤 세력이 아닌) 정우택·조해진 의원 등도 민들레 참여 의사를 밝혔다. 친윤 세력화 같은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이용호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민들레는 결코 특정인 중심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세력 규합을 위해 구성되는 조직이 아니다. 그렇게 운영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들레 소속 의원들은 오는 15일쯤 국회에서 발족식을 가질 예정이다. 당 일각의 우려에도 민들레가 출범한다면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초대해 오찬을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국민의힘 지도부와 가진 첫 공식 회동이다.
오찬은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지만 검찰 출신 편중 인사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비롯한 현안 관련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