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막고 공단 점거… 화물연대 노조 파업에 산업계 비명

입력 2022-06-10 16:11 수정 2022-06-10 17:12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지난달 28일 숭례문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이어가며 산업계 곳곳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다. 주요 컨테이너기지 반출입량은 10분의 1 토막 났고 시멘트·완성차업계는 제품을 출고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파업 가세율은 전체 조합원의 35%까지 오르는 등 악화일로 형국이다.

조합원 7800명 파업에 물류체인 ‘올스톱’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파업에 참여 중인 조합원은 7800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조합원(2만2000명)의 35% 수준이다. 이 중 4200여명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곳곳에서 철야 대기하며 강성 파업을 이어갔다.

일부 지역의 물류체인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전날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시 목요일 반출입량의 8.3%에 불과하다. 인천항은 16.6%로 급락했고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반출입량도 전달의 29.3% 수준에 그쳤다.

화물차 막고 공단·도로 점거… 경찰 난색
국토부는 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긴급화물 운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조합원의 반발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날 새벽 전남 목포항에서는 조합원 2명이 배를 타고 도착한 화물의 이동을 가로막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울산에서는 조합원들이 남구 석유화학단지 4문 앞 도로를 점거하고 공단으로 진입했다. 이를 주도한 울산본부 간부 1명은 구속됐다.

산업계는 예상치 못한 날벼락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생산라인이 나흘째 사실상 멈춰서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차량 탁송도 멈춰서며 현대차는 일반 직원까지 동원해 직접 공장에서 완성차를 빼내고 있다.

레미콘업계 집계에 따르면 시멘트 재고는 바닥나기 일보 직전이다. 현재 1085곳의 레미콘 공장 가운데 60%가량이 가동을 중단했다. 삼표산업 17개, 유진기업 16개 등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시멘트 출하량은 평시의 5~1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사태가 주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당장 다음 주부터 건설현장 피해가 현실화 우려된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출하량이 각각 38% 20%까지 떨어지자 다른 물류업체와 계약을 맺거나 대체 차량을 동원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CU GS25 등 편의점들은 직접 물류차량을 공장으로 보내 주류 재고를 확보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검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반면 경찰은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한다는 계획이다.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산업계 피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