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여당 내 갈등에 대해 “정치라는 게 늘 그런 거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간 첨예한 갈등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뭐 갈등이 있습니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당의 수장도 아니고, 당 문제는 저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양측의 논쟁이 시작됐다. 이 대표가 즉각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며 반박했고, 양측은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설전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갈등에 일단은 관망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나서 여당 대표인 이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맏형인 정 부의장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와 만날 게획이 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만나야 한다”며 “그런데 아마 국회가 좀 구성이 되고 일단 의회 지도자들부터 만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여야 중진들도 만나고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이어 “저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한다. 이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노사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법과 원칙, 그리고 중립성 이런 것을 가져야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자기들의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그 역량이 축적돼 나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늘 개입해서 또 여론을 따라가서 너무 노사문제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 노사 간에 원만하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그 역량과 환경이 전혀 축적되지 않는다”며 “그동안의 정부의 입장이라든가 개입이 결국 노사관계와 그 문화를 형성하는데 과연 바람직한 거였는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