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의 갈등 상황을 두고 그 배경에는 논리가 통하지 않으면 연차를 꺼내드는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는 9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보통 정치권에서 생각이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너 몇 살이야’ ‘선배가 말하는데 배지 달고 와’라는 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화는 민주당에도 있고 국민의힘에도 있고 정치권 내부에 다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정 의원께서 하신 말씀에는 당내 당권 경쟁에 대한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당내 의견이 많다”면서 “당내 중진의원이 지도부를 향해 조언할 수는 있지만, 이번 정 의원의 말씀은, 심지어 이 대표를 불호하는 당원들조차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선 “정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시면서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현충일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누가 동의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이 혁신위 출범을 비판하면서 정미경 최고의 분당을 당협 지원을 거론(당협 쇼핑)했는데 일단 말이 맞지 않는다”며 “당협 신청은 당내 조직 강화특별위원회가 하는 거고 혁신위랑은 별개의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가 정 의원을 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합니까’라고 반발한 데 대해서 김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표현을 순화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이 대표 생각에 동의한다”고 했다.
또 ‘정 의원과 이 대표 갈등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는 물음에 김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정 의원 말에 윤핵관을 자처하는 분들이 두둔하거나 했어야 했는데 당내에서 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따라서 정 의원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말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