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건물에서 9일 발생한 방화 추정 화재 사건 사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용의자를 제외한 사망자 6명은 이 변호사 사무실 소속 변호사 1명과 직원 5명이다. 변호사와 사촌 형제인 사무장은 이날 같이 사무실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지역 한 변호사는 “숨진 변호사는 지역에서 평판이 좋았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을 즐겨야 할 30대 신혼 여직원도 화를 피하지 못했다. 203호 사무실에서 빠져나온 사무장급 직원이 1명 있는데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은 변호사 2명이 합동으로 개업한 곳이다. 용의자 관련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는 지방 출장으로 자리를 비워 화를 면했다. 한 관계자는 “용의자가 재판에서 진 뒤 앙심을 품고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몇 번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유족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도 트라우마가 굉장히 심해 우리 변호사회에서 합동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며 “범죄 피해자 구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정신과 치료 등을 대구시의사회와 협의해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 4층에 개인 사무실이 있어 이번 화재 목격자이기도 하다. 그는 “비명 소리에 평상시처럼 악성 의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을 열어보니 도저히 못 나갈 정도로 연기가 차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