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군에 10명 안팎의 이름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후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서 초·재선 그룹에서도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 친명 대 친문 간 경쟁 구도로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당장 민주당 안팎의 가장 큰 관심사는 친명계 수장인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다.
이 의원은 당 대표 후보군 중 유일한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 당선 가능성도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의원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100% 출마한다고 본다”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자체가 당 대표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진영은 지방선거 직후부터 이 의원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친문 진영을 대표하는 홍영표 의원은 9일 YTN라디오에서 “당원 다수 의견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공천, 이재명 계양을 출마가 지방선거의 큰 패인 중 하나라는 것 아니냐”고 이 의원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이 의원이 실제 등판하면 ‘사법 리스크’도 집중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지난해부터 전당대회를 준비해 온 ‘신(新) 친명’ 우원식 의원이 친문계와 ‘대리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친문계에서는 문재인정부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난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지금 철저하게 당의 진로와 혁신의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경쟁하며 평가받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계 좌장을 맡았던 5선 설훈 의원도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친명계와 일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친문 후보들은 전대 직전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맏형’인 이인영 의원의 출마도 거론된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잇따른 선거 패인을 분석하는 글을 올리며 몸풀기에 나섰다.
당내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도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선수’를 찾고 있다. 재선 강병원 강훈식 박주민 전재수 의원 등이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선의원 비공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1970∼80년대생 의원들이 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새 리더십을 세우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재선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현재의 ‘단일성 지도체제’를 당 대표와 지도부를 한 번에 뽑는 ‘통합형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키로 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