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권성동, 검찰 출신 추가 기용 여부 놓고 ‘엇박자’

입력 2022-06-09 19:46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21년 5월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회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검찰 출신 인사의 추가 발탁 여부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폈다.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을 또 요직에 기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반면,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당분간 검찰 출신을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친윤석열계 좌장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혼란을 키운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면 또 (검찰 출신을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편중 인사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권에서도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만한 자리에 대해서만 (검사 출신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또 권영세(통일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을 언급하며 “검사 그만둔 지 20년이 다 되고 3·4선 의원에 도지사까지 하신 분을 검사 출신이라고 하는 것은 어폐”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출근에 앞서 권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8일 통화해서 ‘더 이상 검사 출신을 쓸 자원이 있느냐’고 하니 (윤 대통령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앞으로 당분간은 더 이상 검사 출신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자신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자 권 원내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저는 당분간 행정부처 주요 직위에 검찰 출신 기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저는 현재 상태를, 윤 대통령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말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본인과 일을 해본 검찰 출신 측근만이 능력 있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오만과 아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을 맡는 법무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에 윤석열 사단이 포진했다며 “각 부처 고위 공직자들이 윤석열 사단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란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문동성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