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제조업까지 위축…높아지는 KDI 경고 수위

입력 2022-06-09 18:32

5%대 물가 상승에 제조업마저 위축될 기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 전망이 더 어두워지고 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간간이 나타난 경기 회복 동력이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이 부진에서 반등하였으나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KDI 분석 결과 4월 서비스업 생산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숙박 및 음식점업(17.1%)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3.5%), 자동차(-0.8%), 화학물질(-3.0%), 1차 금속(-4.5%) 등 대부분 업종의 부진으로 3월보다 3.3% 감소했다.

KDI는 “세계 경제 성장세 약화와 중국의 봉쇄 조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면서 제조업 생산이 줄고 설비투자도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5%대에 이르는 높은 물가 상승세로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대내외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하방 요인이 심화했다고 봤다.

경기 하방에 대한 KDI의 경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KDI는 지난달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한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 회복세가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까지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방 위험이 확대된 정도였다면 이달 들어서는 회복세 자체가 약해진 것이라 상황이 더 안 좋다”고 설명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