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배짱 뒷배 된 ‘의문의 남자’

입력 2022-06-09 17:59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의상 연구소 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멧 갈라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3번째로 많은 자금을 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소재 투자사 바이 캐피털 설립자 알렉산더 타마스. AFP연합뉴스, 알렉산더 타마스 트위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SNS 플랫폼 트위터 인수 과정에 자금을 댄 ‘큰손’ 중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투자사가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머스크의 공시 자료를 인용해 “두바이 소재의 ‘바이캐피털’이라는 이름의 투자사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위한 자기자본 조달에 7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7억 달러는 이날 기준 외환 시세에서 우리 돈으로 88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을 설립한 래리 엘리슨,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바이캐피털은 독일 국적의 알렉산더 타마스에 의해 설립됐다. 하지만 자금 출처나 투자의 성걱을 확인할 만한 공개 기록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통신이 찾아간 두바이 바이캐피털 사무실엔 비서 1명이 있었다. 비서는 “타마스를 포함한 직원들이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마스는 좀처럼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타마스의 SNS 활동 이력은 2009년 3월 개설한 트위터에서 지난 4월 머스크의 트윗에 누른 ‘좋아요’가 전부다. 트윗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비밀에 둘러싸인 투자사가 머스크의 사업에 많은 돈을 들여왔다. 머스크의 지하터널 연결 사업에서 굴착회사 보링코퍼레이션에도 투자했다. 또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에리스X가 바이캐피털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타마스의 이력과 인맥은 머스크와 어깨를 견줄 만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재직했고, 유대계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의 투자사 DST글로벌에서 파트너로 활동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는 타마스를 디지털 경제 전담 자문 위원으로 임명했다.

통신은 바이캐피털에 대한 기사에서 타마스와 밀너의 연결고리를 이유로 “머스크의 트위터 입찰에 러시아 재벌과 연계된 금융인이 포함됐다”는 제목을 앞세웠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