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전설과 감동, 50주년 맞아 재현한다

입력 2022-06-09 15:48
1972년 7월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군산상고 야구단 환영식. 군산시 제공.

1972년 7월19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전북 군산상고는 부산고에 9회 초까지 1-4로 지고 있었다. 짙은 패전의 분위기속에서 시작된 9회말, 선두타자 김우근이 안타를 치고 진루했다. 이어 고병석·송상복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김일권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1점을 따라 붙고, 그 뒤 양기탁이 적시타를 때려 순식간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2사 만루에 3번 타자 김준환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 기어코 5-4로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승. 군산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 뒤 군산상고는 1점 차 역전승을 거두는 일이 많아 자연스럽게 ‘역전의 명수’란 별명을 얻었다.

2022년 ‘역전의 명수’ 전설의 탄생 50주년을 맞아 군산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군산시는 다음 달 16∼17일 월명종합경기장 일대에서 ‘역전의 명수 군산! 5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첫날 개회식과 축하공연에 이어 둘째 날 사진전시, 팬 사인회, 투수타자 체험, 프리마켓, 시민 버스킹 공연, 친선경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열 계획이다. 시는 당시 역전승의 주인공들도 초대할 예정이다.

'역전의 명수 군산! 50주년 기념행사' 사진 공모 포스터.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50년 전 벅찬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1972년 7월 전후 사진 사진을 공모한다.

당시 우승기를 안고 이리역(현 익산역)에 내린 야구부원들을 군용 지프로 군산까지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전북도 전체가 들썩였다. 이를 계기로 창단된 지 4년 밖에 안된 변방의 야구부는 전국 명문이 됐다. 최관수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뛰고 구르며 전국대회 첫 우승을 이끌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그 날의 전율과 감동의 분위기를 당시 선수들 뿐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