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빈소서 김동연 “아드님 만나는 게 꿈이셨을 것…저도 같아”

입력 2022-06-09 14:17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지난달 선거 유세 과정에서 8년 전 잃은 큰 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지난 8일 별세한 ‘국민 MC’ 송해의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김 당선인과 고인은 모두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하고 특별한 인연이라기보다는 명복을 빌러 왔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송해 선생님께서 자제분을 먼저 앞세우셨다”면서 “저도 개인적으로 저희 아들을 앞세운 경험이 있어서 송해 선생님께서 평생 늘 그 얘기 하시는 걸 공감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의 큰아들은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주개발은행(IDB)에서 근무 중이던 2011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끝에 김 당선인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3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나이 28살이었다. 송해의 아들 역시 19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13년 세상을 떠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큰 아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캠프

말을 마친 김 당선인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당선인은 “일단 아드님을 만나는 게 꿈이셨을 것”이라며 “저도 똑같은 꿈을 가지고 있고 아마 좋은 세상 먼저 가신 아드님을 만나서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자신의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에서 아들을 추모하며 “살면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 여기서는 더 이상 못 보지만 다른 세상에서는 꼭 볼 수 있다는 소망으로 살게 하는 사람”이라고 그리움을 나타냈다.

SBS 힐링캠프 방송 화면 캡처

송해는 2014년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송해는 “라디오를 17년간 열심히 하던 때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며 “한남대교 공사 도중 대학교 2학년이었던 아들이 오토바이를 탔다.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갔더니…”라며 눈물을 보였다.

송해는 “아들은 수술실로 들어갔고 빈 이동 침대만 있는데 머리를 감쌌던 붕대들만 수북했다. 그걸 볼 수가 없었다”며 “아들이 수술실에서 ‘아버지 살려주세요’ 외치더라. 그걸 서서 바라보는 게 참 힘들었다. 6시간을 넘긴 수술이었다. 혼수상태에서 열흘 가까이 헤매고 떠났다”고 전했다.

송해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 송해는 “아들을 잃은 이후 모든 걸 내려놓고 지냈다. 남산에 올랐는데 알 수 없는 기운에 홀려 ‘아들도 없는 세상 왜 사냐’는 환청이 들리더라”면서 “나도 모르게 낭떠러지 앞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을 차리니 내가 소나무에 걸려 있었다”며 “얼마나 창피했는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