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이재명, 본인을 위해 전당대회 안 나오는 게 좋다”

입력 2022-06-09 10:17 수정 2022-06-09 10:19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야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본인을 위해 8월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게 좋다”고 밝혔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대선 패배 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 의원에 대해 “대선에서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봤다”며 “앞으로 대선이 5년 남았으니 당분간 길게 내다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 지선 패배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대표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의 출마가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이 의원과 송 전 대표)이 대충 얘기가 돼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짰다고 봐야 할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서울에서 구청장 한두 개라도 더 건질 수도 있었는데 그게(두 인물의 출마가) 나쁜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사회자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당이 요청해서 출마한 건데 왜 이 의원 탓을 하냐’고 한다”고 하자, 유 전 사무총장은 “당이 원하기는 뭘 원했나.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받아쳤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어 “인천에서 5선을 하고 인천시장을 한 사람이, 더구나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 왜 갑자기 서울시장에 출마하냐”며 “성적표가 말해주지 않았나. 송 전 대표가 출마해 서울 전 지역에서 졌다”고 말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팬덤에 대해 유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직후 미국으로 떠난 이낙연 전 대표를 두고도 “지방선거를 뛴 후보들한테 상당히 서운함을 줬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알던 사람, 캠프에서 뛴 사람들의 지역에만 가서 조금 지원하고 대부분 안 했다고 하더라”며 “특히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요청했는데도 거의 다 안 들어줬던 모양이다. 서운하다는 소리가 꽤 들려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이왕 (미국 출국 전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좀 도와달라고 하는데 시원시원하게 지원하지, 있으면서 그런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