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95)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35년간 진행해 온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KBS1)에는 메울 수 없는 공백이 생겨버렸다.
송해는 1988년 5월부터 지금까지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지켰다. 1980년 11월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상징 같은 존재다.
송해가 건강 문제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MC를 교체하지 않고, 대체 MC를 투입해가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것은 그만큼 송해가 가진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해 역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커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쉽사리 하차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렇게 ‘95세 현역 최고령 MC’로 기네스 기록에까지 오르게 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현장 녹화가 2년여 만에 재개됐다.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진 송해는 최근 하차를 고민했으나 끝내 결정하지 못했다.
‘대체 불가’였던 송해를 대신할 후임 MC는 누가 될 것인지는 오래전부터 관심사였다. 송해 본인도 후임 MC 선정이 자신의 숙제라고 여겨왔다.
송해는 한 방송에서 향후 자신을 대신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게 될 후임 후보로 희극인 후배 이상벽, 이상용, 임백천, 이택림, 고(故) 허참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전국노래자랑’ 30주년 특집에서는 ‘생방송 달인’인 이상벽을 후계자로 꼽았고, 한 예능에서는 ‘뽀빠이’ 이상용에게 MC 자리를 물려주겠으나 보장은 못 해준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송해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체 MC로 투입된 작곡가 이호섭과 임수민 아나운서도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간 MC 후보로 거론된다.
KBS는 오는 12일 송해 특집방송으로 ‘전국노래자랑’을 꾸미고, 이후 방송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