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문자 폭탄에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집시법 개정에 나선다면 또다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해이트 스피치’(증오 연설) 금지를 위한 집시법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광온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명은 지난 8일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심한 욕설과 혐오를 조장하는 시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하지만 과연 민주당이 해이트 스피치를 금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해이트 스피치 원조는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당론에 반대하는 의견에는 어김없이 ‘18원 후원금’과 문자폭탄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이재명 의원의 재보궐 선거 출마를 비판한 중진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조롱과 비판이 가득 담긴 대자보가 붙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문 전 대통령이 문자 폭탄 보내는 행위를 ‘양념’으로 비유한 점을 거론하며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강성 팬덤 정치와 먼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