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치매’ 대자보 테러에 “배후有…상당히 조직적”

입력 2022-06-09 05:07 수정 2022-06-09 09:55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사진)과 그의 지역구 사무실에 붙은 대자보.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개딸’(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과 사무실 앞 ‘대자보 테러’에 대해 “상당히 조직적이다.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문자 폭탄을 포함해 여러 공격을 받는 등 점점 강도가 세지고 있다”며 “드디어 문을 봉쇄하는 그런 대자보까지 붙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직접 찾아와서 항의도 한다”며 “(문자는) 하루에 기본적으로 1000통, 많을 때는 2000통까지 받는다. 과거에도 받아왔지만 갈수록 폭력적으로 되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당내에서도 이런 정치 문화가 계속된다면 심각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이런 것들을 말리고 비판해야 할 영향력 있는 어떤 사람들은 잘한다는 식으로 있다 보니 갈수록 더 심해진다”고 비판했다.

‘배후가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홍 의원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예를 들어 원내대표 선거에는 ‘누구를 찍어라’, 이번 국회의장 선거 때도 ‘누구를 찍어야 한다’는 식으로 컨트롤타워에서 좌표를 찍는 식”이라며 “상당히 조직적으로 당내에서 어떤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그런 것들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출입문 앞에는 홍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대형 대자보가 붙었다. 3m 길이의 대자보에는 ‘치매가 아닌지 걱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중앙치매센터 상담 전화번호까지 적혀있다. 홍 의원의 인지도를 언급하면서 ‘시기, 질투에 눈 돌만 하다’고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홍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가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출마”라며 “‘우리 당의 모든 사람이 원했기 때문에 출마를 했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반대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가 코앞에 있기 때문에 그동안 문제 제기를 못했지만 평가를 하게 되면 책임을 지는 것 아니냐”며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에도 페이스북에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는 해괴한 평가 속에서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적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