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95)가 세상을 떠나면서 생전 그를 아버지로 모셔온 ‘수양딸’ 트로트 가수 유지나와의 인연도 다시금 이목을 모으고 있다.
유지나는 “아버지(송해)가 20일 전에도 전화를 하셔서 조만간 뵙기로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늘로 먼저 떠난 친아버지가 생각날 정도로 정이 참 많으신 분이었다”며 황망한 마음을 8일 JTBC에 전했다.
송해 가족들과도 잘 알고 지냈던 유지나는 “아버지와는 마지막으로 두 달 전에 뵀다. 코로나19로 고생하시고 나서 괜찮으신 줄로만 알았다”며 슬퍼했다.
송해는 유지나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그리움으로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수양딸로 삼았다. 2017년 ‘여유만만’(KBS2) 출연 당시 송해는 “91세 나이에 숨겨 놓은 늦둥이 딸이 있다. 요새 눈도 많이 와서 숨겨 놨었다”며 “유지나와 친자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의 아쉬움을 채워가며 부녀 사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한 유지나는 송해와의 첫 만남에 대해 “14~15년 전 ‘전국노래자랑’에서 송해 아버지를 처음 만났다”며 “중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와 송해 아버지가 네 살 차이”라고 덧붙였다.
송해는 “연예계에서도 저보고 ‘아버지’라고 하는 분이 많은데, 유지나와는 이상하게 인연이 갑자기 깊어졌다”며 각별한 부녀 사이임을 강조했다.
송해는 6·25 피란길에 어머니, 여동생과 생이별을 했고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아픔이 있다. 유족으로 두 딸이 있다. 송해와 유지나는 2016년 노래 ‘아버지와 딸’을 함께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27년 북한 황해도에서 태어난 송해는 6·25전쟁 당시 부산으로 넘어와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노래자랑’(KBS1)의 MC를 맡아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으로 기네스 세계기록까지 올랐다. 고인의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연예계는 물론 사회 각계가 한마음으로 송해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방송인 유재석, 조세호,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 리, 송가인, 장민호, 정동원, 방송인 이상벽, 임백천, 심형래, 김학래, 이용식, 배우 유동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