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아빠, 저 ‘시집보내고 간다’시더니…” 현숙 눈물

입력 2022-06-09 04:27 수정 2022-06-09 09:52
'전국노래자랑' 최고령 진행자 송해의 빈소. 오른쪽 사진은 가수 현숙.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국민 MC’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95)의 별세로 국민적 애도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진행해 온 ‘전국노래자랑’(KBS1)의 단골 출연자 ‘효녀 가수’ 현숙이 깊은 슬픔을 전했다.

평소 송해를 ‘아빠’라고 부르던 현숙은 “어젯밤에 이상하게 예감이 좋지 않았다”며 “‘우리 현숙이 시집 보내고 가야겠다’고 하셔서, ‘아빠, 그럼 제가 시집을 안 가야겠네요’라고 말씀드리곤 했는데”라고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현숙은 “시골에서 상경해 가수 지망생이던 10대 후반부터 아빠를 알고 지냈다”며 “어린 나이에 세상도 모르고 겁이 많을 때였는데 버팀목이 돼주셨다. 저를 낳아준 건 부모님이지만, 사회에서 늘 보호자처럼 생각하며 의지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연예계 대선배로서도 멘토 같은 분이었다”며 “‘전국노래자랑’에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시고, 어르신들이나 실향민들, 편찮으신 분들에게도 희망이 돼주셨다. 대중에게도 따뜻한 말씀을 해주시는 부모님 같은 역할을 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송해 빈소에 놓인 금관문화훈장. 사진공동취재단

현숙은 고령의 송해가 몸이 불편한 곳이 있을 때마다 병원을 알아보고 입·퇴원까지 챙기며 살뜰히 보살폈다고 한다. 송해도 1996년과 2007년 잇달아 떠난 현숙 부모의 빈소를 지키고 현숙의 효열비 제막식에 참석하는 등 그를 평소 살뜰히 챙겼다.

현숙은 “최근까지도 아빠가 말씀도 또렷하시고, 청각도 좋으셨다”며 “하지만 1시간 이상 무대에 서 계신 걸 좀 힘들어하셨다. 그런 게 또 제작진이나 후배들에게 민폐가 될까 봐 많이 신경 쓰셨다”고 전했다.

그는 “고령이셔서 늘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상실감이 크다”면서 “아빠와 함께한 많은 분이 마음이 아프실 것 같다”고 애도했다.

연예계는 물론 사회 각계가 한마음으로 송해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방송인 유재석, 조세호,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 리, 송가인, 장민호, 정동원, 방송인 이상벽, 임백천, 심형래, 김학래, 이용식, 배우 유동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