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갔다 감금, 돈 주고 풀려나’…안전 주의보

입력 2022-06-09 00:02 수정 2022-06-09 00:02
지난 1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시장거리에서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필리핀에서 한인을 노린 강도·감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이 방문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8일 필리핀 한인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배낭여행을 위해 필리핀에 입국한 30대 한인 남성 A씨가 메트로 마닐라 부근에서 현지인에게 감금됐다.

A씨는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현지인을 만났다가 이 같은 일을 당했다. 이후 그는 현지인에게 돈을 주고 풀려난 뒤 곧바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 경찰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감금 후 몸값 지불을 요구받은 일 외에 한인을 대상으로 한 총기 강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교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인 앙헬레스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노상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한 총기 강도 범죄가 4건이나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차를 몰고 가던 40대 한국인이 무장 강도에게 1억원이 넘는 거액을 강탈당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당시 괴한들은 진입로를 모두 막아서 승용차를 멈추게 한 뒤 총기를 들고 위협하며 현금을 모두 빼앗고 도주했다.

앞서 필리핀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지난달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전까지 범죄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치안을 강화했다. 이에 강력 범죄가 급감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선거가 끝나고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범죄 발생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필리핀 한인사회 관계자는 “필리핀은 총기 소유가 사실상 전면 허용되는 곳이라 배낭 여행객이 다니기에 상당히 위험한 국가”라며 “유튜버들이 현지 슬럼가나 오지 탐방을 위해 필리핀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주필리핀한국대사관도 지난 6일 공지를 통해 “필리핀에서는 마약 및 불법 총기가 다수 유통되고, 특히 지난 5월 중순부터 경찰의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심야시간대 노상 총기 강도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은 ▲호텔 차량 탑승 전 호텔 직원 및 운전기사 소속을 미리 확인할 것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푸는 현지인 또는 한국인이 제공한 음료 등은 절대로 마시지 말 것 ▲다중밀집시설 방문 자제 등의 안전 행동 수칙을 안내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