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3일 한덕수 총리와 첫 주례회동…‘책임총리제’ 시동

입력 2022-06-08 17:21
석열 대통령(왼쪽 사진)과 한덕수 국무총리.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갖는다. 주례회동은 대통령과 총리가 최소한의 배석자를 두고 직접 대면한다는 점에서 책임총리제에 힘을 싣는 행보로 해석된다.

책임총리제는 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장에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을 임명하려다 여당의 반대로 뜻을 꺾으면서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 윤 대통령이 책임총리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한 총리에 실질적인 인사권을 보장하는 등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13일 주례회동을 하셔야 할 것”이라며 “이미 조금 늦어진 감이 있다”고 말했다. 주례회동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장이 배석하는 게 관례인데,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임명이 7일 이뤄지면서 13일 주례회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한 총리는 지난달 21일 임명됐다.

윤 대통령은 첫 주례회동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책임총리제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무조정실장 인선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한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 총리가 규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해 협의체 등을 구성하는 사안 또한 회동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윤 행장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하는 인선도 총리 뜻대로 하라고 했었다”며 “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지 대통령은 한 총리의 인사권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책임총리제 정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특정 어젠다를 총리가 주도하고 적어도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내각을 통할하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전임 정부 총리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국무조정실장 인선조차 자기 마음대로 못하는 총리라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인사권 등 내각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을 확고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일인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장관들 중 정치인 출신이 많고, ‘소통령’이라고 불리는 분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총리의 말을 얼마나 믿고 따를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말로만 해서 절대 될 일이 아니다”며 “인사검증 업무와 권한을 총리실에 두는 방법도 있었는데 지금은 법무부로 넘어간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더욱 책임총리제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이 권한을 위임해주는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해온 관행을 깨고 총리에게 명시적으로 특정 권한을 양도해야 책임 총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