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대회 출전 최소 연령을 ‘만 17세’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로써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선 기존 출전 가능 연령이던 만 15세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없게 됐다.
ISU는 7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58회 ISU 총회에서 2024~2025시즌부터는 만 17세 이상 선수들만 피겨 시니어 대회 출전을 가능하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출전 가능 연령인 만 15세는 2022~2023시즌까지 유지하되 2023~2024시즌은 만 16세, 2024~2025시즌은 만 17세로 점차 나이 제한을 높여가겠다는 게 ISU의 결정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도핑 파문이 불거진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 출전 당시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도핑 약물의 일종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돼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의 어린 나이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규정된 정보공개 보호 대상자라며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당시 스포츠중재재판소가 인용한 세계반도핑기구의 규정에 따르면 발리예바와 같은 어린 나이의 선수는 약물 복용에 자기주도권이 없고, 도핑 관리에 실수를 할 수 있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게 된다. 결국 발리예바의 ‘만 16세’라는 어린 나이가 도핑의 방패막이 됐던 것이다.
이뿐 아니라 그간 피겨계 안에서는 만 15세의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 등 굵직한 시니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 트리플악셀 등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기 위한 과도한 훈련으로 어린 선수들의 정서적·신체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ISU도 “이번 결정은 스케이트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정서적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진 규정에도 한국 피겨 샛별 신지아(14·영동중)의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지아는 지난달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2026년 동계올림픽의 피겨 유망주로 떠올랐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