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국민 MC’ 송해의 별세에 주한 미국대사관에서도 애도를 표했다.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8일 오후 12시 31분 자신의 SNS에 “한국전쟁 참전 용사이자 최고령 TV 진행자 송해 선생님의 타계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송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향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는 1951년 1·4후퇴 당시 인민군의 공격을 피하고자 연평도를 거쳐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을 북녘땅에 두고 온 송해는 대한민국 육군 통신대 통신병으로 근무했다.
송해는 지난 2010년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 출연해 “1953년 7월 27일 그날 밤을 잊지 못한다”며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양의 전보를 모스부호로 타전했는데, 그것이 휴전 전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당시 모스부호를 입으로 재연하기도 했다. 당시 군대 선임이 소개해준 여성과 결혼해, 평생의 동반자가 됐다는 사연도 전했다.
이 같은 송해의 이력을 알기에 델 코소 대사대리는 그를 ‘참전 용사’라고 부르며 추모한 것으로 보인다.
델 코소 대사대리는 “전국노래자랑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며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국계 미국인 아내와 결혼한 델 코소 대사대리는 한국 역사와 문화에 관한 관심이 크며,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손수 갈비찜을 만들어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에게 대접하기도 했으며, 올해 줄 서서 구매할 만큼 유행이었던 포켓몬빵 스티커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델 코소 대사대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의 ‘문화공정’이 불거지자, 트위터에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은 김치, 케이팝, 드라마...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고 말하며 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델 코소 대사대리는 지난 2017년 주한 미국부대사대리로 부임한 뒤 지난해 7월부터 현재 보직을 수행해왔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올여름 부임 예정인 관계로, 그는 대사대리 역할을 곧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