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 23조 ‘카타르 프로젝트’에 포문 열다

입력 2022-06-08 15:47
지난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LN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한국 조선업계 전체도 본격적인 수주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에이치라인해운(컨소시엄 리더),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1분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된다.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 조선업계가 LNG운반선의 대규모 수주를 예상하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첫 발을 딛게 됐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하는 증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앞으로 5년간 총 100척 이상의 LNG선을 발주하는 프로젝트다. 총 2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늘어나는 LNG 생산량만큼 대규모 LNG 운반선 필요성도 높아졌다.

한국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지난해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슬롯 계약’(정식 발주 전 선박 건조공간을 미리 예약하는 절차)을 맺은 상태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물량은 2020년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선표 예약합의서에 따라 건조되는 첫 번째 선박들이다. 앞으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정확한 수주 선박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조선 3사에서 수주한 선박이 총 135척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들어 한국 조선 3사의 수주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카타르의 LNG선 발주가 본격화되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근 국제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와 맺은 계약에 원자재값 상승을 고려한 연동 조항이 삽입돼 있고, 선박을 여러 척 수주하면 설계 한 번에 연속 건조가 가능해 수익성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