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선배 우려를 ‘개소리’ 치부”…이준석 “적반하장”

입력 2022-06-08 14:44 수정 2022-06-08 15:0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친윤계 좌장격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정치 선배를 자처하면서 당내 인사들을 저격해 흙탕물을 만들었다”고 즉각 반박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날로 격화되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선배로서 한 마디 적는다”며 “최근 이 대표의 언행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앞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대한 우리 외교 안보라인의 우려를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었다”며 “정치 선배의 우려에 이 대표는 조롱과 사실 왜곡으로 맞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새 정치의 기수로 기대했던 그가 낡은 정치의 암수를 동원해 논점 흐리기에 나섰다. 어디서 이런 나쁜 술수를 배웠나”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의제기는 충청남도 공천에서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는 얘기였다”며 “그 사람을 안 넣어주면 도지사 선거거 위험하다는 얘기가 들어왔지만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도지사 선거는 승리했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충청남도 상황은 잘 모르지만 원칙대로 했다”며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 찍어 내리고 경선한 당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 얘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이 대표가 언급한 일은)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며 “마치 제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고 언론들이 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 대표가 언급한 ‘상당한 용기’ 발언과 관련해 “선배 정치인이 당대표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 그토록 큰 용기가 필요한가”라며 “그런 공개적 위협으로 당 언로를 막는 것은 3김 총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웠다. 정치 선배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일 정 의원의 비판글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어록을 인용해 반박했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정 의원의 글에 8일 오후 재차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적반하장이 상습적 패턴”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을 겨냥해 “(정 의원이) 선제적으로 당내 인사를 몇 분 저격했느냐”며 “대표, 최고위원, 최재형 의원까지 먼저 때린 다음 흙탕물을 만들고 ‘대표가 왜 반응하냐’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이 지적한 ‘당협 쇼핑 논란’과 관련해 “정미경 최고위원은 수원 지역구 조정으로 지역구가 없어 서초 등에도 지원했었고 그때도 경선을 하도록 했다”며 “예전 당대표들처럼 확실하게 밀어 줄거면 그때 찍어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성남 분당에 지원해 조강특위(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경쟁 이후 선임돼 통과됐다”며 “분당에 더 나은 사람이 있고 그래서 그 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정 의원이) 그 의견을 조강특위에 제시하시면 된다”고 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정미경 최고위원은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내정됐는데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당협 쇼핑’ 논란이 있다고 비판했었다.

이 대표는 이어 정 의원을 향해 “이런 비판에 왜 용기가 필요하냐고 하는데 남을 저격한 분이 저격 당했다고 불편해 하면 그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