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벽은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직자 중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긴 경우는 10.1%에 불과했다. 대기업 근무자는 또 다른 대기업으로, 중소기업 근무자는 또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9일 통계청의 2020년 일자리 이동통계에 따르면 2019~2020년 일자리를 이동한 367만4000명 중 73.8%가 동일한 규모의 기업으로 이동했다.
대기업 근무자 중 34.5%가 대기업으로 이동한 반면 중소기업 근무자 중 10.1%만이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중소기업 근무자 중 82.1%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8년(9.4%) 이후 2019년(10.2%), 2020년(10.1%) 등 3년 연속 10% 안팎에 머물렀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상향 이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이직자의 절반(49.0%)은 같은 산업 내에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건설업(73.9%), 보건·사회복지업(70.2%)의 동일 산업 내 이동률이 높았다. 건설업 종사자의 다수인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기존의 건설현장 업무가 마무리 되면 다른 건설현장으로 출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보건·사회복지업의 경우 의사, 약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자격증을 요구하는 직종이 많아 동일 산업 내 이동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30대 미만(20.5%)의 이동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30~39세와 60세 이상은 동일하게 14.2%, 50~59세 이상은 13.7%로 조사됐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