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더불어민주당은 영원히 구제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비대위원장에 우상호 의원이 내정된 것을 두고도 “반성과 쇄신은 날아갔다”고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중은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처음엔 자기들이 이용하려고 선동도 하고 세뇌도 시켰겠지만 일단 선동되고 세뇌당한 대중은 자기 동력을 가지고 자기들의 환상과 자기들의 욕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정당이나 인물은 별 의미 없다”며 “문재인이나 이재명이나 집단적 욕망의 표출에 필요한 수단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의 ‘팬덤 정치’가 중단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진 전 교수는 이 글을 올리면서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이 의원의 지지자인 ‘개딸’(2030 여성 지지자)의 주요 표적이 됐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한 뒤 개딸의 문자폭탄·전화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는 우 의원이 민주당 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비판에 나섰다.
그는 “(우 의원은) 강성이 아니고 원만한 인품을 가져 무난하다고 보지만, 다소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인상이 있다”며 민주당의 쇄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패배의 원인이 어디에 있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를 확실하게 해야 하는데 과연 이 작업을 하기에 적합한 인사이며, 그런 의사와 의지를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과거와 선을 그으려면 전제조건이 반성과 쇄신인데 그 작업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바로 전당대회 준비로 가게 되면 반성과 쇄신은 날아가 버린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이 의원의 당대표 도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의원은 대선 후보로서 패배의 책임이 있고, 지방선거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런데 이분은 또 (전당대회에) 나올 것이고, 정리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는 ‘이 의원이 국회에 첫 출근하며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고 하자 진 전 교수는 “뭘 생각을 안 해보나. 뻔하다. 나온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이 의원은 당에 착근하지 못한 상태다. 대표에 출마하지 않으면 친명계라는 의원들이 찬밥이 된다”며 “결국 자기 혼자 몸이 아니고, 자기 식구들을 위해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함께 나온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지방선거를 준비할 무렵에는 당대표 출마를 전제로 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구도에서 이재명이라는 전력을 잘 보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을 것”이라며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이 의원이 듣고 있을 것이고,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