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대 여론에도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우크라이나행을 강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그 기차에 국익을 위협할 폭탄이 실려 있는 것도 모르고 철부지 같은 소리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고문은 7일 페이스북에 “이제 상황을 정리할 때가 됐다. 그를 비판하는 일도 부질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고문은 “국민의힘은 이제 여당이다. 그 여당 대표 이준석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이준석, 하다못해 야당 대표 이준석이라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러시아의 행태를 개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라며 “그러나 여당 대표라면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즉,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 고문은 “전후복구를 상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한다. 지금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언제 전쟁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면서 “전후복구를 무슨 여당 대표가 상의할 문제인가”라고 질타했다.
앞서 국민의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자기 정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전날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SNS에 남겼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비판 입장을 낸 데 대한 답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표현을 인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