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기차 간다”…이인제 “폭탄 실린 줄도 모르고”

입력 2022-06-08 05:48 수정 2022-06-08 10:3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사진)과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 뉴시스

당내 반대 여론에도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우크라이나행을 강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그 기차에 국익을 위협할 폭탄이 실려 있는 것도 모르고 철부지 같은 소리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고문은 7일 페이스북에 “이제 상황을 정리할 때가 됐다. 그를 비판하는 일도 부질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고문은 “국민의힘은 이제 여당이다. 그 여당 대표 이준석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이준석, 하다못해 야당 대표 이준석이라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러시아의 행태를 개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라며 “그러나 여당 대표라면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즉,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 고문은 “전후복구를 상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한다. 지금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언제 전쟁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면서 “전후복구를 무슨 여당 대표가 상의할 문제인가”라고 질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앞서 국민의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자기 정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전날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SNS에 남겼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비판 입장을 낸 데 대한 답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표현을 인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