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개월째 감소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를 매도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77억1000만 달러로, 전 달(4493억달러)보다 15억9000만 달러가 줄었다. 외환보유액의 90%가량을 차지하는 국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었다.
미 달러화가 지난달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를 포함한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은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화 약세로 다른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은 늘었으나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월 말 기준 세계 9위다. 전 달 8위에서 한 계단 내려갔다. 최근 학계에선 금융시장 불안을 덜려면 외환보유액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가 국제결제은행(BIS) 등이 권고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하는 적정 기준의 103%”라며 “많지는 않지만 부족한 양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