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했던 것과 달라 당황”…대통령옷 재단사의 첫인상

입력 2022-06-07 16:31
양복점 페르레이의 손미현 대표가 자신이 직접 만든 옷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손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었던 정장을 제작해 이름을 알린 맞춤양복점 ‘페르레이’ 손미현(33) 대표가 SNS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며 대통령 부부를 만난 소회를 전했다.

손 대표는 인스타그램에 “아주 특별한 고객님을 소개해드립니다”라며 윤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촬영 장소는 윤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자택이었다.

손 대표는 “대통령 당선되시고, 처음 뵌 고객님께서 ‘양복 지어주신 분들 아니냐, 좋은 옷 지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해주셨고, 김건희 여사께서는 ‘기념사진 찍어야 하지 않겠냐’며 저희 옷으로 코디해서 직접 멋진 사진까지 찍어주셨다”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 걸어서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경선과 유세 기간 입은 양복 다섯 벌을 제작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10일 열린 대통령 취임식 때 윤 대통령이 입은 정장도 직접 제작했다. 그 인연으로 손 대표와 재단사 등 3명이 함께 취임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대해 “지난 여름 김건희 여사가 직접 (SNS)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문의를 주셨고,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쯤 댁으로 방문해 윤 대통령을 처음 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객님이 당시 검찰총장 출신의 대선 후보셨던 분이라 뵙기 전 상당히 긴장했는데 집에 들어서니 네 마리의 강아지가 저희를 격하게 반겼고, 그 아이들과 현관에서 인사를 나누는 사이 김 여사께서 나오셔서 인사를 건넸다. 곧 윤 대통령께서도 어서 들어오라며 손짓했다”고 회상했다.

손 대표는 소탈한 윤 대통령 부부의 옷차림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간편한 화이트 티셔츠에 청치마, 맨얼굴에 안경을 쓴 여사님과 유니클로 에어리즘 회색티를 입고 계신 윤 대통령의 모습은 제가 나름 상상했던 두 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 조금 당황했다”며 “솔직히 약간 무서운 모습을 상상했다. 물론 티브이보다 훨씬 크고, 다부진 체격과 예리한 눈빛에서 강한 포스가 느껴졌다”고 적었다.

양복점 페르레이의 손미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친밀 메모를 공개했다. 손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손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을 목격한 후일담도 소개했다. 손 대표는 “지난 겨울 어느 날, 고객님의 양복을 납품하고 자택 1층 주차장으로 내려갔는데 카니발 한 대가 입구로 들어왔다. 그 차가 빠지길 기다리는데 거기서 고객님이 내리셨다. 멀리서 봐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한데 옆에 경호하는 분들이 큰 캐리어를 내리니, 본인이 직접 끌고 가시겠다고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혼자 입구까지 터벅터벅 걸어가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아마, 윤석열 고객님의 그 날의 뒷모습은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늘 주변을 환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인간적인 매력을 지니신 두 분을 고객으로 모시게 돼 정말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두 분의 품격에 맞는 멋진 옷을 지어드리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하겠다”고 적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