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우자니 발암물질…폐현수막 지갑‧가방으로 재활용

입력 2022-06-07 16:26

6·1지방선거 기간 서울 곳곳에 내걸렸던 수만 장의 폐현수막 중 일부가 가방, 지갑, 파우치 같은 일상에서 쓰이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자치구, 서울새활용플라자와 협업해 6·1지방선거 폐현수막을 디자인제품의 소재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시가 사전에 실시한 자치구 수요조사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11개 자치구에서 수거한 3580여장의 폐현수막이 사용된다.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소각하면 온실가스,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특히 서울시가 올해 3월 대선 이후 폐현수막 처리실태를 자체조사한 결과, 90% 정도가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되고 있었다.

실제로 폐현수막은 자치구별로 수거·처리되고 있는데, 보관창고 부재, 재활용 비용 문제 등으로 장바구니, 마대, 수방용‧제설대책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재활용 방법이 한정된 상황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자원순환과 환경보호를 실천한다는 목표다.

이번 사업에 사용되는 폐현수막은 현재 시가 집계한 숫자로만 약 3580여장으로 지방선거 후 발생하는 숫자가 1만7000~2만장 정도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선 때보다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수거한 폐현수막은 서울새활용플라자로 운송돼 각종 제품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나무와 노끈을 분리하는 등 ‘소재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소재화 작업이 끝난 폐현수막은 활용을 원하는 새활용기업에 제공돼 가방, 지갑, 파우치 등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시는 이번 사업성과를 분석해 향후 공직선거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뿐 아니라 평상시 수거하는 폐현수막도 디자인제품 소재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서울새활용플라자를 통한 상시 회수 및 소재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서울시는 동시에 현수막에 사용되는 소재가 중국산 PP(폴리프로필렌) 마대보다 3배 이상 견고하고 오염물질 누수방지에 강하다는 점 등에 착안해 재활용품 수거 마대, 자연재해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계속 추진한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이 어떻게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례를 전파함으로써 생활 속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기후위기 시대에 자원을 더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