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식수 300t”…최악 가뭄에 뭇매맞는 ‘싸이 흠뻑쇼’

입력 2022-06-07 08:13 수정 2022-06-07 10:20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각해 생활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회당 300t의 식수를 쏟아붓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45) 콘서트 ‘흠뻑쇼’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 비가 예보됐고, 지난 5일에도 광주·전남 등에 단비가 내렸으나 논밭을 적시기에는 강수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이후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우려는 여전하다.

‘최악’의 가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5일까지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166.8㎜로 평년 강수량인 34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는 가장 적은 수치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물가 상승 우려는 커지는 가운데, 여론의 화살은 싸이의 콘서트로 향했다. ‘흠뻑쇼’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2011년부터 이어져 온 이 공연은 코로나19 여파로 3년간 열리지 못하다 올해 개최 소식을 알렸다. ‘흠뻑쇼’는 공연 내내 사방에서 물을 뿌려 관객과 가수가 모두 흠뻑 젖은 상태로 즐기는 콘셉트다.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

전국 투어로 진행되는 올해 ‘흠뻑쇼’는 오는 7월 9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된다.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7주에 걸쳐 주말마다 공연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연 횟수는 10회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싸이는 지난달 4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는 마실 수 있는 물을 쓴다. 식용 물을 사는 것”이라며 “물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t 정도 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회당 300t에 달하는 식수가 허공에 흩뿌려지는 것이다.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온라인에서는 부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공연 콘셉트는 이해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반면 대가를 지불하고 자원을 쓰는 것이므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일부 반응도 있다. 그렇게 따지면 전국의 수영장 등도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계 부처에 가뭄대책상황실을 구성해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