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화기애애했던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일본에서 돌변했다. 서울 남산 전망대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유쾌하게 즐기고도 축구장에선 화끈한 경기력을 펼친 한국에서의 태도와 다르게 일본에선 훈련 도중 선수들끼리 멱살을 잡고 싸워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5일(현지시간) “브라질 스타 히샬리송과 비니시우스가 일본과 친선경기를 앞둔 훈련 도중 다툼을 벌였다”며 “다툼이 주먹다짐으로 번질 뻔했다. 네이마르를 포함한 대표팀 동료들이 빠르게 개입해 두 선수를 떼어놨다. 두 선수가 떨어진 뒤에도 분위기가 냉랭했다”고 보도했다.
더선은 지난 4일 일본의 한 경기장에서 훈련 도중 서로의 멱살을 잡은 히샬리송(25‧에버튼)과 비니시우스(22‧레알 마드리드), 그 주변에서 말리는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를 포함한 브라질 대표팀의 선수들 사진도 공개했다. 격노한 듯 이를 악물고 비니시우스의 유니폼을 끌어당기는 히샬리송의 표정에서 험악했을 훈련장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 브라질 선수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달 26일 방한한 뒤 서울 도심과 용인의 테마파크 에버랜드에서 목격된 브라질 선수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의 SNS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네이마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에버랜드 방문 사진‧영상에는 놀이기구를 즐기는 히샬리송의 유쾌한 표정이 담겨 있다.
브라질 선수들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대결한 평가전에서 5대 1로 승리했다. 비록 대패를 안겨줬지만 세계 정상급 경기력을 아까지 않고 최선을 다한 브라질 선수들에게 한국 축구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201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한에서 ‘노쇼 사태’를 기억하는 한국 축구팬들은 경기 전 부상을 입고도 선발 출전해 페널티킥으로 2골을 넣은 네이마르의 투혼에 열광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선수들은 한국에서 큰 호감을 얻고 일본으로 떠났다.
하지만 일본에선 훈련 중 멱살잡이로 한국에서와는 판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브라질은 이날 오후 7시20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