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지만 현실은 더 엄혹했다. 한국 여자배구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4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로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세계랭킹도 2계단 하락했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5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VNL 예선라운드 1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캐나다에 0대 3(21-25 13-25 16-25)으로 졌다. 일본-독일-폴란드 전에 이은 4연패일 뿐만 아니라 VNL에서 아직 한 세트도 따지 못한 유일한 국가로 남았다.
캐나다전 패배는 다소 뼈아프다. 이전까지 캐나다에게 15승 0패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경기에선 한 세트도 따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범실 16개로 앞선 3경기(19-19-26개)보다는 줄었지만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공격 득점에서 27-43으로 뒤졌고, 블로킹은 2-12로 높이에서 크게 밀렸다.
팀내 최다 득점이 7점(이선우 강소휘)이었고, 5점이 2명(박정아 김희진)이었다. 공격 효율도 대부분 마이너스이거나 한 자릿수였다. 반면 캐나다 키에라 반 라이크(14점) 크로스 제니퍼(13점) 그레이 알렉사(11점) 마글리오 에밀리(10점)가 골고루 득점했다.
VNL 4연패로 세계랭킹도 14위에서 16위로 2계단 하락했다. 3승 1패로 VNL 7위를 달리는 태국이 14위, 2승 2패를 거둔 캐나다가 15위로 각각 한 계단씩 올라섰다. 달라진 올림픽 출전 방식으로 랭킹포인트 및 세계랭킹이 중요한 상황에서 2024 파리올림픽에도 좋지 않은 신호다.
이번 대회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월드클래스’ 김연경과 V리그 MVP 양효진이 은퇴했고, 부상과 세대교체 등으로 V리그 주요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도쿄 4강 신화’의 멤버들 중 박정아 김희진 염혜선만 이번 대표팀에 승선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코치를 겸하는 터키 바키프방크 일정으로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실전을 훈련 삼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숙제가 됐다.
대표팀은 브라질로 이동해 도미니카공화국(16일) 세르비아(17일) 네덜란드(19일) 터키(20일)와 2주차 4경기를 치른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네덜란드 역시 4연패 중이어서 두 나라와의 대결에서 승리 혹은 세트 획득을 노려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캐나다-브라질-일본, 네덜란드는 중국-불가리아-이탈리아-세르비아와 각각 맞붙어 4연패를 했다. 비교적 강팀으로 분류된 팀들에게 패배한 것으로, 한국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그마저도 도미니카공화국은 일본 브라질 강호들에 1세트를 빼앗았고, 네덜란드는 세르비아와 불가리아를 풀세트 접전으로 몰고 중국에도 1세트를 빼앗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