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전문가들 한라산에서 구상나무 보전 전략 찾는다

입력 2022-06-06 12:45
한라산 구상나무 숲.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다. 구상나무가 숲을 이루는 곳은 한라산이 유일하다. 제주도 제공

기후변화로 빠르게 사라지는 구상나무의 보전 전략을 찾기 위해 국내 식물 전문가들이 한라산으로 모인다.

제주도는 한국 특산종 구상나무 쇠퇴의 대응 전략을 찾기 위한 국가연구기관 전문가 워크숍이 7~8일 한라수목원과 한라산국립공원 현장에서 열린다고 6일 밝혔다.

워크숍은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수목원, 국립생태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 5개 국가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고산지역 기후변화 취약생태계 연구협의체’가 주관한다.

워크숍 기간 참석자들은 고산식물의 생태·적응, 유전·생리, 보전·복원 등 분야별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특히 현장에서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15년간의 변화와 대응 방안을 비롯해 구상나무 복원시험지 모니터링, 멸종위기 고산침엽수종의 변화와 복원 전략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선작지왓과 방애오름 등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쇠퇴 실태에 대한 현황 설명과 토론도 함께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상징이기도 한 구상나무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다.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고 구상나무만으로 숲을 형성한 곳은 한라산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고사율이 급격히 늘면서 2013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한라산 구상나무 분포 면적은 2006년 738.3㏊에서 지난해 606㏊로 15년새 132.3㏊나 감소했다.

식물학계에서는 기온 상승과 적설량 감소에 따른 가뭄 등 기후 변화를 구상나무 감소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심층조사에서는 봄철 기온 급강으로 한라산 영실지역 구상나무 45개체 중 15개체만 열매를 맺고 이마저도 해충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생육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덕승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국가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내실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17년부터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구상나무 데이터베이스 구축, 생장 쇠퇴에 대한 연구 및 복원 매뉴얼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