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부의장이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의장은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만리 이역 땅에서 벌어진 전쟁”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증, 우리로서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당내 혁신위원회 설치 등을 거론하며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지방선거,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유권자들은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우리 당 후보들을 선택했다”며 “당의 내실을 다져서 윤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저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며 “수많은 분이 저를 찾아와 피를 토하듯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며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 부의장은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며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