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민 밥상… 식용유 22.7%, 치킨·자장면 10%↑

입력 2022-06-06 09:34 수정 2022-06-06 10:20
국민일보DB

식자재 물가 폭등으로 서민 밥상이 흔들리고 있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69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국수(33.2%), 밀가루(26.0%), 식용유(22.7%) 등이 크게 올랐다. 밀과 팜유 등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 영향이다.

식초(21.5%), 부침가루(19.8%), 된장(18.7%), 시리얼(18.5%), 비스킷(18.5%), 간장(18.4%) 등 22개 품목도 10% 이상 올랐다.

소금은 1년 전보다 30.0% 상승했다. 천일염 생산량 부족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소금은 이달에도 오름폭이 컸다.

가격이 하락하거나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품목은 편의점 도시락(0.0%), 홍삼(0.0%), 고추장(-1.0%), 오징어채(-3.4%) 등 4가지였다.

외식물가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7.4% 올랐는데 이는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갈비탕(12.2%), 치킨(10.9%), 생선회(10.7%), 자장면(10.4%) 등은 10% 이상 올랐다. 전체 39개 품목 중 김밥(9.7%), 라면(9.3%), 쇠고기(9.1%), 피자(9.1%), 짬뽕(8.9%) 등 31개 품목의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5.4%)보다 많이 올랐다.

농산물의 출하량 증가 등으로 오름세가 둔화하는 듯했던 농축수산물도 지난달 4.2% 오르며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사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축산물이 12.1%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27.9%),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이 크게 올랐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비 기준)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외식이 0.94% 포인트로 4월(0.84% 포인트)보다 커졌다. 가공식품(0.62% 포인트→0.65% 포인트)과 농축수산물(0.17% 포인트→0.37% 포인트)의 기여도도 4월보다 커지는 등 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전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먹거리 가격의 이례적인 오름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된 원인을 제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곡물 지수는 전월보다 2.2%, 육류 지수는 0.5% 각각 상승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지방선거 압승으로 국정 운영 동력이 확보됐다는 평가에 대해 “지금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 흔들리는 것 못 느끼시냐”며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며 경제 위기 수습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