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서울’ 옛말… 950만명 아래로, 30년 뒤 720만명

입력 2022-06-06 07:34 수정 2022-06-06 10:04

서울의 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의 내국인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6년 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최근 950만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949만6887명으로 집계됐다. 1000만명이 처음 깨진 것은 2016년 5월 말로 당시 999만5000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6년 만에 50만명이 더 줄었다.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2010년 말까지만 해도 1031만명에 달했다.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여 지금까지 80만명 넘게 줄었다.

2020년 말 서울 인구는 내국인(966만8465명)에 등록 외국인(24만2623명)을 합해서도 991만1088명으로 집계돼 1988년 말(1029만명)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서울 인구는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유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다 1992년 내·외국인을 합쳐 109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해왔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의 신도시 개발로 서울 인구가 계속 유출되는 데다 저출산까지 더해져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반면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주민등록 인구는 5월 말 현재 1358만1496명으로 서울시보다 408만5000명가량 많다. 2010년 말에는 서울과 경기(1178만여명) 인구가 147만여명 차이 났었지만,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경기도 인구는 2012년 12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18년 1300만명을 넘은 데 이어 1400만명까지 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달 수도권의 대규모 신규 주택 공급이 서울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한 사람들은 자가와 아파트 거주 비율이 대폭 상승했으며 주택 면적도 늘었다.

이는 단순히 싼 집을 찾아가기보다는 결혼 등으로 가족 구성원이 늘어 ‘더 넓은 집’ 등 양질의 주거공간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결과로 분석됐다. 주로 서울에서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 등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서울의 인구 감소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지난달 저출산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최악 시나리오’에서 한국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2050년 4736만명으로 8.6% 줄고, 서울은 2020년 962만명이던 인구가 2050년에는 720만명으로 25.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