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잡힐까… 추세 가늠할 5월 CPI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6-06 07:30 수정 2022-06-06 10:15
미국 캔터키주 루이빌 처칠다운즈 경마장 관객들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바람을 타고 관중석으로 날아온 미화 1달러 지폐를 잡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6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살피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간다. 5월 CPI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하는 지표인 만큼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FOMC 구성원들은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에 들어갔다.

1.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노동부는 오는 10일 5월 CPI를 발표한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지난 3일 “5월 CPI 상승률이 4월보다 다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을 8.2%로 제시한 미국 투자사 내셔널 시큐리티스 아트 호건 수석전략가의 전망을 인용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4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3%, 그 전월인 3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8.5%였다. 지난해 8월부터 계속됐던 물가 상승세가 4월 CPI에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한 셈이다.

월스트리트는 5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월보다 0.1% 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대에 부합하면 인플레이션의 완화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도 반등할 힘을 얻게 된다. 반대의 경우는 지수를 하향할 악재다.

5월 CPI가 4월보다 긍정적으로 나와도 ‘인플레이션 고점’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수 있다. 식품·연료 가격의 고공행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19 방역 봉쇄도 완전히 해제되지 않아 공급망 차질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향후 수개월의 물가 지표를 확인해야 인플레이션의 둔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월스트리트는 5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을 0.7%로 전망했다. 4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 0.3%보다 높은 숫자가 제시돼 있다.

2. FOMC 블랙아웃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4~15일 FOMC 6월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률을 결정한다. 연준에서 이 회의를 마치고 발표되는 성명과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올해 하반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규모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FOMC 구성원들은 그전까지 열흘여 동안 단상에서 연설하거나 언론과 인터뷰하는 공개 발언을 일절 차단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파월 의장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방향을 선명하게 제시해온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도 이번 주 내내 들을 수 없다.

시장은 6~7월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미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았다. 미국의 금리는 0.75~1% 수준으로 상향돼 있다. 연준은 또 양적 긴축에도 돌입했다. 이달부터 3개월간 만기 도래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3. 테슬라 감원 번복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감원 가능성은 지난주 기술주의 하락을 부른 악재로 꼽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일 자사 임원들에게 ‘세계 채용 중단’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그는 미국의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느낌이 좋지 않다”며 “채용을 중단하고 직원을 10%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이메일은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다. 테슬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 나스닥에서 9.22%(71.45달러)나 급락한 703.55달러에 마감됐다. 전기차를 포함한 기술주가 테슬라와 함께 하락했다.

테슬라는 이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ESG지수 탈락, 머스크의 공화당 지지 선언과 성추행 의혹, SNS 플랫폼 트위터 인수 과정의 혼탁함,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공매도 같은 악재들과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를 어둡게 전망하고 테슬라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꺼낸 머스크의 이메일은 새로운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지난 4일 한 트위터 이용자와 댓글을 주고받던 중 “(테슬라에 고용된) 전체 인원수는 증가할 것”이라며 감원 계획을 정정했다. 다만 “정규직 수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사 인력에 변화를 줄 여지를 열어뒀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