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5일 출범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80여명 규모의 특검팀은 최대 100일간 군 조직의 사건 은폐·무마 시도와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한다.
특검 측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특검 업무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안미영 특검과 유병두·이태승·손영은 특검보가 앞서 임명됐다. 수사팀장을 맡을 손찬오(50·사법연수원 33기) 부장검사와 오승환(37·사법연수원 41기) 인천지검 검사를 비롯해 10명의 검사가 특검팀에 파견됐다. 오 검사는 최근 ‘계곡 살인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파견 검사들은 7일부터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이에 더해 파견 공무원 30명, 특별수사관 40명 가량도 각각 충원될 예정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준비 기간(20일)이 만료된 다음 날부터 7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70일 안에 공소제기를 하기 어려운 경우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특검팀은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제출 받은 수사 기록 등 관련 자료 5만여쪽에 대한 검토부터 하고 있다. 자료의 양이 방대한 만큼 기록 검토 작업은 특검팀 준비 기간 때부터 진행돼왔다.
특검 수사로 규명돼야 할 핵심 의혹은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 신고 이후 부실했던 초동 수사와 그가 타부대로 전출된 뒤에 발생한 2차 가해 의혹 등이다. 이 중사 사망 이후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해 10월 15명을 기소했지만, 이 가운데 초동 수사를 맡은 공군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공군 법무실 관계자 등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중사의 유족과 직접 만나 그들의 입장도 들을 계획이다. 유족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폭력 피해 발생 이후 81일 동안 죽어가는 딸의 모습을 부모로서 지켜볼 수밖에 없게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 특검이 진실을 밝혀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