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어겐마)는 최고시청률 12.0%를 기록하며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인생 2회차’ 검사인 주인공 김희우(이준기)가 사회의 거대악이자 권력자인 조태섭(이경영)을 무너뜨리는 통쾌한 히어로물이다.
연출을 맡은 한철수 감독은 4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희망과 자신감을 갖길 바랐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어겐마’를 통해 “김희우의 대사에서도 있듯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처음에는 혼란스럽겠지만 사람들은 마지막에 있던 희망이란 걸 볼 수 있다는 여운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드라마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비결은 빠르고 속 시원한 전개였다. 실제로 한 감독은 작가들에게 “드라마를 보는 중간에 화장실도 못 가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겐마’는 동명의 웹소설 원작으로 웹툰, 드라마까지 파생된 작품이다. 권력에 맞서던 김희우 검사가 한번 죽었다가 15년 전의 삶으로 회귀한다는 판타지적 설정이 인상적이다. 한 감독은 “자신의 힘으로 이전 삶에서 못다 이룬 목표를 이룬다는 설정은 분명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본을 맡은 유정수 작가는 ‘어겐마’의 인기 비결에 대해 “법과 사회적 시스템이 우리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불신”이라며 “김희우와 그의 동료들이 입으로만 국민을 위하는 부패한 정치인과 부조리한 법비(법을 가장한 도적떼)들을 제거해나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이 통쾌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년여의 팬데믹을 거쳐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이 드라마가 잠시나마 답답한 현실을 잊고 통쾌함을 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께 극본을 쓴 김유리 작가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누군가 나서야 한다. 우리 드라마에는 그 길에 선뜻 자신을 던진 김희우라는 영웅이 있었다”며 “팍팍한 세상이지만 드라마에서 정의로움을 실천하는 주인공을 통해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언급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