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안싸움, 핵심은 차기 공천권…친명·친문 ‘벼랑끝 혈투’

입력 2022-06-05 17:48

6·1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집안싸움의 원인은 결국 20개월 뒤 치러질 2024년 총선의 공천권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친명과 친문 모두 공천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분석에 손사래를 치지만, 갈등의 기저에 공천권이 놓여 있어 양측의 혈투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가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가진다. 친문 진영에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문 진영에서는 명목상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음 총선 공천에서 벌어질지 모르는 ‘계파 숙청’에 대한 두려움도 감지된다.

한 수도권 친문 의원은 “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만 살면 된다’는 ‘이재명식 리더십’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아니냐”면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돼 공천권을 쥐게 되면 다음 총선에서도 자기편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친문 의원도 “현재의 당 내부 혼란도 이 의원 본인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 깨끗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친명계는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차기 총선 공천권 때문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한다. 이들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민주당 혁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명계 핵심 의원은 “당 혁신은 당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당 대표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 이재명 외에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친명계는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와 이를 옹호하기만 한 친문계에 있다는 인식도 숨기지 않는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은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벌써부터 공천 못받을까봐 겁을 내는 것 같은데, 공천 시스템이 이미 다 마련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공천하게 되면 정말 공정하게 할 것”이라며 “반개혁적이고 민주당 정신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양측의 감정이 점점 격해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2년 내내 계파 싸움만 하다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오는 7일쯤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이 또다시 충돌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승욱 오주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