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에서 두드러지는 건 기름값과 외식비 상승이다. 올해 1분기 기름값 상승은 2·3인 가구에, 외식 물가 상승은 1인 가구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의식주 지출 비중이 작았는데 교육비 지출 비중은 유독 높게 나타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8.3%)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5.1%)가 견인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이들의 기여도는 각각 2.86% 포인트, 1.57% 포인트로 두 품목의 비중이 82%에 달했다.
국민일보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2022년 1분기)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보다 2인·3인 가구가 석유류 상승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체 소비지출에서 운송기구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였는데, 3인 가구(4.58%)와 2인 가구(4.30%)에서는 지출 비중이 평균치를 웃돌은 것이다. 반면 1인 가구(3.48%)와 4인 가구(3.84%)는 상대적으로 운송기구 연료비 지출 비중이 적었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올해 1분기 운송기구 연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상승하며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바 있는데, 그 부담이 2·3인 가구에 더 쏠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외식 물가 상승은 1인 가구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외식(식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8%이었는데, 1인 가구는 지출 비중이 15.37%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2인 가구 소비지출에서 외식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6%으로 가장 작았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4% 올랐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의 소비 지출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2%), 치킨(10.9%), 생선회(10.7%), 자장면(10.4%)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는 2인 가구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33%였는데, 2인 가구 소비지출에선 17.92%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최근 오름세가 주춤하던 농축수산물 물가(4.2%)마저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른 바 있다.
이밖에도 주거·수도·광열비 가격 상승은 1인 가구에게 직격타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주거·수도·광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3%였는데, 1인 가구 소비지출에서는 무려 20.46%를 차지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지난 4월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된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9.6% 올랐다.
4인 가구는 1~3인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식주와 관련된 소비지출 비중이 적었다. 대신 4인 가구는 교육비 부담이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지출 중 17.03%가 교육비로 들어갔는데, 이는 평균 지출(9.08%)의 두배 가까운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1명인 3인 가구의 교육비 지출(9.27%)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높았다.
세종=신재희 신준섭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