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도쿄 4강 신화’를 함께 일군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적으로 만나 완패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연속 셧아웃 패배가 이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늘어나는 범실을 줄이는 게 과제가 됐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미국 슈리브포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VNL 1주차 예선라운드 3차전에서 폴란드에 0대 3(9-25, 23-25, 11-25)으로 패했다. 일본, 독일전에 이은 세 번째 셧아웃 패배다.
폴란드전은 대회 전부터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견인했던 라바리니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옮기면서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 부임 후 세대교체를 단행한 한국은 패기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공격, 블로킹, 서브, 범실 모두에서 완패했다. 일본전은 블로킹(8-5), 독일전은 서브(7-5)에서 앞섰지만, 폴란드에는 어느 것도 앞서지 못했다.
특히 범실에 울었다. 이날 한국은 범실만 26개 내줬다. 일본·독일전(19개)보다도 7개 많다. 1세트 시작부터 범실이 나오며 격차가 벌어졌다. 염혜선의 서브 범실과 이선우의 공격 실패 등 0-6으로 벌어졌다. 이한비가 어렵게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범실과 상대 블로킹 등으로 스코어는 1-12로 더 벌어졌다. 뒤늦게 힘을 냈지만 9-25로 1세트를 내줬다.
전열을 가다듬은 대표팀은 2세트 반격에 나서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허무하게 끝난 1세트와 달리 경기를 주도하며 폴란드보다 20점 고지에 먼저 올랐다. 하지만 후반 집중력이 아쉬웠다. 21-19로 앞서며 간절했던 첫 세트를 획득할 수 있었지만 터치넷 범실과 네트 싸움에서 점수를 내주며 동점이 됐다. 이후 이한비의 공격이 챌린지 끝에 아웃으로 판정되며 세트포인트를 내줬다. 23-24까지 추격했지만, 승기를 잡은 폴란드는 세트를 가져갔다. 접전 상황에서도 범실을 7개로 폴란드(3개)보다 2배 많은 점이 아쉬웠다.
3세트는 경기 초반 6-3으로 앞섰지만 순식간에 4-8 더블스코어 차이로 벌어졌다. 승기를 내주며 결국 3세트도 11-25로 졌다.
세자르호에겐 남은 VNL 기간 범실을 줄이는 게 숙제가 됐다. 경기 중 범실은 불가피하지만, 매 경기 다수 범실로 상대에게 점수를 내주는 것은 팀 조직력의 문제이기도 한 탓이다.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8시 캐나다를 상대로 VNL 1주차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