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 연령대별·성별 주식투자자 가운데 20대 남성(이대남)이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거래를 많이 했는지를 뜻하는 회전율 통계에서도 20대 남성이 1위였다. 열심히 주식을 사고 팔았지만 성적표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20대 남성은 주식 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 2021년에도 연령대별·성별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는데, 대세 하락장이 찾아온 올해에도 이변은 없었다.
국민일보가 5일 입수한 대형 A증권사 개인고객 294만명의 매매 자료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올해 1~5월 주식투자 수익률은 -17.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0.13%)을 밑돈 건 물론이고 물론 전 연령대 중 꼴찌였다. 앞서 이대남의 2020년 수익률은 3.81%에 그쳤다. 같은 해 20대 여성(21.73%) 성적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코스피가 3300을 돌파하는 등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었지만 이대남의 수익률은 -2.86%였다.
이대남은 수익률이 낮았지만 막상 주식은 제일 열심히 사고팔았다. 회전율이 무려 272.4%에 달했다. 10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면 5개월간 2724만원어치를 사고팔았다는 뜻이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기 위해 변동성이 심한 주식 위주로 ‘단타’에 몰입한 것이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대남의 주식투자 성적표는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이 더 처참했다. 국내주식 수익률은 -14.4%에 그쳤지만 해외주식은 수익률은 -30.1%에 달했다. 전 연령대에서 30% 이상 손실을 본 세대는 20대 남성이 유일했다. 해외주식 회전율도 265.1%로, 2위(30대 남성·181.8%)를 크게 앞섰다. 같은 20대 여성 투자자(62.8%)에 비해 4배 이상 높았다.
다만 올해 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으로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돌입하며 다른 세대의 수익률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0대(-14.9%)와 40대(-13.0%)는 전체 투자자 평균 수익률(-12.2%)에 비해 낮은 성적을 냈다.
반면 50대(-11.5%), 60대(-10.6), 70대 이상(-8.6%) 등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수익률 1위를 기록한 70대 여성의 손실은 -8.4%에 그쳤다. 20대 남성의 배 이상 실적을 낸 셈이다. 젊은 세대와 달리 낮은 회전율을 바탕으로 주식을 장기보유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대의 회전율과 수익률도 눈에 띈다. 10대 투자자들은 올해 -1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60대와 70대 이상 투자자들에 이어 3위다. 회전율은 32.9%로 전 연령대 최하위였다. 미성년 투자자 특성상 부모가 자산 형성을 위해 주식을 선물하고 별도로 매매를 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로 해석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