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자체가 나무의 대를 잇는 후계목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제천시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저수지인 제천 의림지를 둘러싼 노송의 후계목을 의림지 주변에 식재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시는 의림지 소나무 후계목 1500그루를 오는 9월 옮겨 심을 예정이다. 의림지 제방 아래 1000㎡의 시유지를 비롯해 2∼3곳이 이식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16년부터 의림지 소나무 후계목 양성 사업을 진행해 왔다. 병충해 등으로 고사하거나 자연재해로 소나무가 뽑힐 경우 유전자가 같은 후계목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수 백년 수령의 의림지 소나무 10여 그루에서 채취한 씨앗을 발아시켜 30∼50㎝ 높이의 묘목으로 키워냈다.
의림지 183그루의 소나무는 식물 분야 문화재 수리 자격자에게 전지를 맡기는 등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유전자를 받은 후계목은 일반에 지난해 두 차례 분양됐다.
보은군은 정이품송이 노화하자 2008년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정이품송 솔방울 씨앗을 채취해 후계목을 길러왔다. 정이품송 후계목 1만 그루와 정부인송으로 불리는 서원리 소나무(천연기념물 352호) 후계목 1만1000 그루가 자라고 있다. 한 그루당 가격은 1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들 후계목은 2014년에 심은 것으로 키 2.5~3m, 밑동 지름 6~8㎝ 안팎이다.
정이품송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되고 연이은 태풍 피해 등으로 가지가 부러져 지금은 제 모습을 상실한 상태다.
증평 보강천 미루나무 숲의 이태리포플러와 은사시나무도 길러지고
있다.
증평군은 미루나무 숲의 이태리포플러에서 해마다 50~60그루를 꺾꽂이하고 높이 2~3m 정도 되는 수세 좋은 나무를 후계목으로 심고 있다. 군은 이들 나무의 수명을 늘려 미루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해마다 영양제 나무 주사와 비료 주기, 가지치기, 병해충 방제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태리포플러는 미루나무와 양버들이 교배한 잡종으로 겉으로 보기에 미루나무와 비슷하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