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영,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한국인 첫 우승

입력 2022-06-05 08:48 수정 2022-06-05 11:26
20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준결선에서 연주하는 최하영 (c)Queen Elisabeth Competition-Thomas Leonard

클래식계의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 첼리스트 최하영(24)이 우승했다.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결선 마지막 날 연주가 끝난 뒤 이뤄진 시상식에서 최하영은 1위로 호명됐다. 지난달 30일 시작돼 이날까지 이어진 결선에는 모두 12명이 진출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최하영 윤설 정우찬 문태국 등 4명 포함됐다. 다만 아쉽게도 다른 3명의 한국 연주자는 6위까지 주는 입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1937년 ‘이자이 콩쿠르’라는 이름으로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 대회로 시작됐다가 2차대전으로 중단됐다가 1951년 엘리자베스 본 비텔스바흐 벨기에 왕비의 후원 아래 지금의 이름으로 재개됐다. 1952년 피아노 부문, 1953년 작곡 부문, 1988년 성악 부문이 추가되면서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작곡 부문을 매년 번갈아 가며 열고 있다. 2012년 이후 작곡 부문은 개최되지 않고 있으며, 2017년 첼로 부문이 신설됐다.

올해가 두 번째인 첼로 부문에는 152명이 지원해 26개국 6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1·2차 본선을 통해 선발된 12명이 지난달 30일~4일까지 결선을 치른 결과 첫 한국인 우승자 최하영에 이어 2위 이바이 첸(중국), 3위 마르셀 요하네스 키츠(에스토니아), 4위 올렉시 샤드린(우크라이나), 5위 페타르 페이치치(세르비아), 6위 브라이언 쳉(캐나다)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우승한 최하영 (c)Sasha-Kipko.jpg

최하영은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이래 브람스 국제 콩쿠르 1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일찍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영국 퍼셀 음악학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를 마쳤다. 최하영은 2019년부터 금호악기은행 수혜자로 선정되어 파올로 마찌니(c.1600) 첼로를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일컬어지는 명망 높은 대회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레오니드 코간,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와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등 수많은 거장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출신은 1976년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3위에 오른 이후 꾸준히 입상자가 나왔다. 우승자만 보면 성악 부문의 2011년 홍혜란과 2014년 황수미, 바이올린 부문의 2015년 임지영, 작곡 부문의 2009년 조은화와 2010년 전민재가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