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2호기 재가동 사흘만 원자로 정지…“차단기 손상”

입력 2022-06-04 05:20
고리원전 2호기. 연합뉴스

고리2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뒤 재가동해 100% 출력에 도달한 지 사흘 만에 원자로가 정지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3일 오후 6시5분쯤 고리2호기(가압경수로형, 65만kW급) 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소손(불에 타 부서짐)이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차단기는 비안전모선(원자로 냉각재펌프 등 원전 비안전등급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모선)의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원안위에 따르면 차단기가 손상되자 소내보조변압기(UAT)에서 보호신호가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췄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원자로 정지로 인한 방사선 누출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충격 등 외부적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차단기에 그을음이 발견됐고 원전이 자동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원안위는 한수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보고를 받고, 현장에 설치된 지역사무소에서 초기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파견해 차단기 소손의 상세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고리 2호기는 지난 2월 17일부터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받아 주요기기 설비에 대한 점검을 마쳤으며 지난달 27일 원안위가 임계(재가동)를 허용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5시19분 발전을 재개해 이달 1일 0시50분쯤 원자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법정검사를 마치고 재가동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원전이 자동정지함에 따라,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가동시한(40년)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는 윤석열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에 따라 수명이 연장될 전망이며, 내년 상반기 계속운전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목표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