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3쿼터? 농구는 4쿼터부터’ 보스턴, 골스에 대역전승 기선 제압

입력 2022-06-03 17:41 수정 2022-06-03 18:01
보스턴 셀틱스 알 호포드. AP뉴시스

15년을 기다린 ‘파궁사(파이널이 궁금한 사나이)’가 파이널 데뷔전을 지배했다. 알 호포드가 팀 최다 득점(26점)으로 맹활약 한 보스턴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홈 9연승을 달리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적진에서 물리치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보스턴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파이널 1차전에서 홈팀 골든스테이트를 120-108로 꺾었다. 골든스테이트를 상징하는 ‘약속의 3쿼터’ 한때 15점 차까지 끌려갔지만 경기 막판 완벽한 공수 집중력을 발휘하며 4쿼터 40-16으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파이널 4쿼터 24점차는 역대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이다.

(왼쪽부터) 제이슨 테이텀, 로버트 윌리엄스 3세, 알 호포드. AP뉴시스

원투펀치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을 포함해 노장 호포드까지 보스턴 주전 라인업의 파이널 데뷔전이었다. 에이스 테이텀은 12득점 13어시스트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평소에 비해 야투 난조에 시달리며 득점 공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보스턴은 원맨팀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 중심에는 플레이오프 141경기 만에 파이널 무대를 밟은 호포드가 있었다.

클레이 탐슨 앞에서 점프슛을 성공시키는 알 호포드. AP연합뉴스

호포드는 이날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오픈 찬스에서 망설이지 않고 3점슛 2개와 점퍼를 꽂아 넣었고, 결정적 공격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특히 제일런 브라운의 패스를 받아 골밑에서 드레이먼트 그린을 뚫고 앤드원을 얻어낸 뒤 보여준 슈퍼맨 세리머니는 대역전 드라마의 화룡점정이었다. 호포드는 3점슛 6개 포함 팀내 최다 26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제일런 브라운. AP연합뉴스

이밖에 이번 플레이오프 ‘4쿼터의 사나이’ 제일런 브라운이 24득점 7리바운드, ‘신 스틸러’ 데릭 화이트가 21득점 3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도 클러치 상황에서 넘치는 에너지 레벨과 수비 조직력으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고, 유려한 패스워크와 킥 아웃 패스로 3점 찬스를 대량 창출했다는 점에서 골든스테이트의 화려한 공격농구에 결코 밀리지 않음을 한 경기 만에 증명해냈다.

테이텀과 호포드를 앞에 놓고 돌파를 시도하는 스테픈 커리. AFP연합뉴스

3쿼터 38-14로 리드폭을 넓힌 뒤 4쿼터를 출발만 해도 골든스테이트의 무난한 1승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첫 홈 패배는 느닷없이 찾아왔다. 스테픈 커리는 1쿼터에만 3점 6개 포함 21득점, ‘매운맛 커리’ 모드를 가동하며 양 팀 최다 34득점을 기록했지만 역전 후 위기에 몰린 4쿼터에서 침묵해 체면을 구겼다.

호포드 앞에서 점프슛을 던지는 앤드류 위긴스. EPA연합뉴스

상대 에이스를 마크하면서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한 위긴스가 20득점으로 분전했으나 스플래시 브라더스의 한 축 클레이 탐슨은 15점으로 다소 조용했다. 특히 약점인 수비에서 집중 공략당하며 중용되지 못한 벤치 에이스 조던 풀이 25분 출장 9득점으로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막판 보스턴의 엄청난 뒷심에 화력 대결로 맞불을 놓지 못하고 다소 무기력하게 백기를 들었다.

여세를 몰아 원정 2연승과 함께 홈 TD 가든으로 개선하고 싶은 보스턴과 홈 극강의 위용을 되찾아 시리즈 균형을 맞춰야만 하는 골든스테이트의 2차전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