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차세대 여제 탄생?…‘34연승’ 시비옹테크 ‘18살’ 가우프 결승 격돌

입력 2022-06-03 15:14 수정 2022-06-03 15:19
이가 시비옹테크. AP뉴시스

남자 테니스가 여전히 신들의 황혼기라면 여자 테니스는 세대교체와 군웅할거 속 새로운 여제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34연승을 달리며 2022시즌 상반기를 압도한 선두주자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세계랭킹 1위)가 프랑스오픈 결승에 올라 생애 2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노린다. 상대는 깜짝 스타 탄생을 노리는 무서운 신예 코코 가우프(미국‧23위)다.

코코 가우프(왼쪽)와 마르티나 트레비잔. AFP 연합뉴스

18번 시드 가우프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마르티나 트레비잔(이탈리아‧59위)을 2대 0(6-3 6-1)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 대회 8강 진출이 메이저 최고 성적이었던 가우프는 생애 첫 메이저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이가 시비옹테크. AFP연합뉴스

전날 다리야 카사트키나(러시아‧20위)를 역시 2대 0(6-2 6-1)으로 가볍게 제압, 결승에 선착한 톱 시드 시비옹테크와 가우프의 대결은 절대 강자 없는 현 여자 테니스계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가우프는 2004년생으로 아직 10대 선수고, 세계 랭킹 1위라지만 시비옹테크 역시 2001년생으로 지난 31일 자신의 21번째 생일을 맞았다.

코코 가우프. AFP연합뉴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4강 진출로 예열을 마친 시비옹테크는 카타르 도하 오픈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오픈까지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현재까지 3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2020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폴란드 선수 최초 메이저 챔피언이 됐던 시비옹테크가 생애 두 번째 롤랑가로스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6개 대회 연속 우승과 동시에 2위와 랭킹 포인트를 두 배 가까이 벌리며 독주체제를 형성하게 된다. 전 세계랭킹 1위 애슐리 바티가 은퇴하며 불과 두 달 전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오른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이가 시비옹테크. AFP연합뉴스

동시에 2000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달성한 2000년 이후 최다 연승 기록(35승)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미국에서 일찌감치 윌리엄스 자매의 후계자로 꼽혀 온 가우프가 기록 달성을 가로막는 상대로 등판한 것도 이채롭다.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1984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가 달성한 74연승이다.

코코 가우프. AFP연합뉴스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톱 시드 시비옹테크의 우위가 예상된다. 두 선수는 지난해와 올해 한 차례씩 만나 두 번 다 시비옹테크가 2-0으로 승리,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메이저 결승과 우승을 롤랑가로스에서 경험했던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가우프가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린다면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